지금 강남에 둥지를 가지고 있는 거의 모든 기업들과 벤처, 닷컴 기업들이 강남을 등지고 모두 강북과 경기 일산, 분당 등으로 옮기고 있다.
이것만 보더라도 강남의 신화는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70년대 정치 자금을 위해서 급조로 이루어진 강남..........
나 역시 강남에 거주한 적이 있지만 그닥 살기 좋은 것만은 아닌 것을 느꼈는데~
[기사 원문]
교육·패션 얼리어답터·테스트마켓
강남2세대, 富와 소비의 주력 부상
티셔츠 한 장에 1000만원을 호가하는 초고가 멀티숍 '10꼬르소꼬모(10 CORSO COMO)'.얼핏 보면 미술 갤러리 같은 가게다. 간판도 없다. 하지만 위치를 몰라 찾아가지 못하는 사람은 없다. 청담동에 자리잡고 있는 매장 숍마스터인 이명규씨는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아무리 비싸도 하나밖에 없는 상품이라고 하면 바로 사 간다"며 "얌전하고 우아한 이미지보다는 트렌디하고 개성 강한 스타일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강남은 압축 고도성장을 일궈낸 경제의 심장부다. 한국 특유의 역동성이 살아숨쉬는 공간답게 변화가 빠르고 사람과 기업들의 진 · 출입도 활발하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가 보유하고 있는 증권 부동산 등의 자산 비중은 서울 전체의 40%를 넘나든다. 교육 1번지로 통하는 강남 학원가는 이제 학원 수강내용과 방식을 컨설팅해주는 '전문 학원'까지 배출했다. 반면 거대 도심의 하수구 역할을 하는 유흥가엔 술집 종업원들을 상대로 각종 심부름을 해주는 '해주세요' 서비스가 성행하고 있다.
강남을 바라보는 비(非)강남인들의 시선은 언제나 이중적이다. 사교육비와 집값 폭등의 진앙지로 지목되지만 많은 사람들은 강남의 아파트와 교육을 선망하고 "언젠간 강남을 가리라"는 희망을 끌어안고 산다.
그랬던 강남이 이제 한 세대를 보내고 또 다른 성공신화를 준비하고 있다. 완공된 지 31년이 지난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결정은 1969년 한남대교 완공-1970년 경부고속도로 개통-1976년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입주로 본격화된 강남개발의 한 시대가 저물었음을 의미한다. 이른바 '강남 2세들'은 과거 강남역 사거리의 뉴욕제과 대신 청담동 커피숍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압구정동의 로데오길을 떠나 신사동의 가로수길을 누비고 있다. 청춘들의 유흥 집결지도 강남역 인근의 단코 줄리아나에서 역삼동의 헤븐이나 에덴으로 바뀌었다. 이른바 '강남 스탠더드'를 좇아 새로운 비즈니스와 부가 몰려들지만 크라제버거가 롯데리아를,편집매장이 백화점 명품 매장을 밀어낸 것처럼 테스트마켓에서 얼리어답터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비즈니스는 도태될 수 밖에 없다.
지난 30여년의 세월 동안 많은 사람들이 기를 쓰고 강남 진출을 시도했고 일부는 눈물과 좌절 속에 강남을 떠나가기도 했다. 진입에 성공한 이들은 '강남 멤버십'을 유지하기 위해 콩나물시루 같은 출근길 지하철에 몸을 싣거나 새벽잠을 설쳐가며 가게 문을 여는 수고와 억척을 마다하지 않는다.
한국경제신문은 2기 강남시대를 맞이해 강남이라는 거대 도심이 내뿜고 있는 도전과 기회의 에너지 속에 새롭게 움트고 있는 앞날의 변화를 짚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