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이 인간을 만든다고 하는데

사랑에 관해서는 그런 게 아무 소용 없다.

오히려 많은 경험이 그 사람의 내면에 두려움을 가득 채운다.

나는 겁쟁이다.

왜냐하면 사랑의 상실을 둘러싼 고독을

다른 사람보다 더 잘 알기 때문이다.


야마다 에이미 / 120% COOOL



외롭긴 했지만 나는 이제 혼자 있는 것과 침묵하는 것에 익숙해졌다.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누구에게 전화를 걸어볼까.

안부문자를 보내볼까 하며

손톱을 물어뜯거나 다리를 떠는 일도 줄었다.

혹시 누가 먼저 전화를 걸어오지 않을까 기대를 했다가 실망하지도 않았다.

아무 약속도 없는 주말이면 가벼운 자학과 더불어 찾아오던,

세상으로부터 격리되어 있다는 불안감도 수그러들었다.

사랑하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한 조바심도 사라졌다.

억지로 사랑해야 할 필요는 없다.


서유미 / 쿨하게 한 걸음



외로우니까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고,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니까 더 외로워진다는 말은 좀 지나치다고 생각하지만,

아무튼 인간이란 아무리 애써도 외로움의 바다에서 떠오를 수가 없다.

'이제 사람은 사절이야.'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사람에 대한 감정은 포기해 버리자.'라고 생각하던 때도 있었다.

그래도 역시 자신이 인간인 이상은

사람을 포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시간이 흐른 후에야 깨달았다.

그것 또한 쓸쓸한 이야기겠지만.

누에고치 안에 있는 것처럼 되고 싶다고 오래 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태아 같은 자세로,

저편으로부터 새어 들어오는 어렴풋한 흰 빛에 싸여,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으며 나날을 보내고 싶다고 생각했다.

정말 지겨운 일이 있어서

더 이상 어찌 해볼 도리마저 없어져 버렸을 때,

방의 가장 구석진 곳으로 가서 무릎을 세운 다음

그 무릎을 껴안고 몸을 아주 작게 움츠리고 있으면,

머리 끝에서 발끝까지 꿰뚫고 지나가는 외로움이 조금은 덜어진다.

이 느낌이 누에고치 안에서 느끼는 기분과 약간은 닮지 않았을까.

이렇게 가장 괴로울 때 조차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자신 뿐이라는 것은 매우 서글픈 일이다.


사기사와 메구무 / 레토르트 러브



가벼운 거짓말들과 쉽게도 지쳐버리는 갈망

보이지 않는 것은 너의 마음만이 아니다

우리는 도시의 끝에 이르렀고 이제 길은 없다

나를 위해 망설일 필요 없다

너의 마음 처음부터 내 것이 아니었고

비는 영원히 그치지 않을 것이다

네가 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미 알고 있는 미래는 서둘러 과거로 보내야 하는 것

잠깐 움켜쥐었던 단단하고 날카로운 사랑

그것으로 나는 오늘 나의 마음을 부순다


황경신 / 종이인형



모르겠습니다.

어떤 때 얼마만큼 마음을 열어야 하는지

너무 열지 않아서 지쳐 돌아간 사람도 있고

너무 일찍 열어서 놀라 돌아간 사람도 있습니다.

너무 작게 열어 날 몰라준 사람도 있고

너무 많이 열어 내가 지쳐버린 때도 있습니다.

나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사랑과 친구관계 모든것 다 모르겠습니다.


냉정과 열정사이 중에서

































































































♬ 여정 - 강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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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Victor Jeong
JC BILLIO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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