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컹덜컹, 커브를 도는 전철이 텅 빈 느낌의 소리를 낸다.

이토록 사람들이 차 있건만, 그렇다.

덜컹덜컹, 그런 소리를 요즘은 스스로의 삶 속에서 듣는다.

이십구 년을 가득 땀 흘렸건만,

그렇다. 과연 내 인생은 무엇이었나?

...

오른쪽 창가의 가장자리, 말하자면 이곳이 내 자리였다.

그 시절의 어느 날처럼 나는 자리에 앉아 신문을 펼친다.

심한, 신문 냄새가 풍겨왔다.

이십 년 전에도 십 년 전에도, 신문에서는 이 같은 냄새가 났었다.

때로 늙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순간이 있다.

바로 이런 순간이다.

이 냄새를 맡으며  
 
얼마 전 까지도 실적을 체크하고 영업 전략을 짜고는 했다.

그런, 기분이다.

나는 담배를 꺼내 문다.

...

더는 살고 싶지 않은 것이다.

견디기 힘든 것은 고통이나 불편함이 아니다.

자식에게서 받는 소외감이나 배신감도 아니다.

이제 인생에 대해 아무것도 궁금하지 않은데,

이런 하루하루를 보내며 삼십 년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소소하고 뻔한, 괴롭고 슬픈 하루하루를

똑같은 속도로 더디게 견뎌야 하는 것이다.

인생을 알고 나면, 인생을 살아갈 힘을 잃게 된다.

몰라서 고생을 견디고, 몰라서 사랑을 하고,

몰라서 자식에 연연하고, 몰라서 열심히 살아온 것이다.

그리고 어디로 가는 걸까?


박민규 / 누런 강 배 한척



자신들이 있던 곳이 변화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자기가 어릴 때 떠나온 고향이,

그 고향에 남아 있는 사람이

옛날처럼 굶주리며 가난하게 살기를 바라는 것만큼, 이기적이다.

떠난 이들의 소중하고 아름다운 기억을 위해,

그곳에 남아 있는 이들이 풍경이 변하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다.

떠난 이들이 변하듯,

남아 있는 이들도, 풍경도 변하는 것이 숙명이다.

그러니까 자신들이 존재했던 곳에 대하여 남는 것은 추억 뿐이다.

그들의 머릿속에 남겨진 어떤 이미지들 뿐이다.


김종광 / 첫경험



시골 생활을 동경하는 사람은 많지만

실패한 사람 이야기도 많이 듣곤 한다.

결국은 '지금의 일상'에서 도망치고 싶은 것 뿐이다.

시골에 가 봤자 새로운 일상이 있을 뿐이다.

우리는 장소를 바꾸는 것만으로 자기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할 만큼

낙관적인 인간이 아닌 모양이었다.


온다 리쿠 / 한 낮의 달을 쫓다



어떤 사람들은 지나치게 많이 갖고,

또 어떤 사람들은 지나치게 모자라고,

세상은 참으로 불평등한 것인가 보다.

슬픔 말고는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이 없으니.


행복한 왕자 / 오스카 와일드



동물이 되는 것이 두려웠던 것은 아니다.

그것은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결코 동물이 될 수 없다.

인간은 동물 이하로 전락한다.

나는 그런 일이 나에게 일어나는 것을 원치 않았다.


마를렌 하우스호퍼 - 벽



생의 한 가운데에 있으면서도

삶이 이미 끝난 것처럼 지내는 사람들도 있다.

외로움 속에 갇혀 지내면서도

여전히 기대하거나 꿈꾸는 것을 포기하지는 않으나

이러한 꿈의 현실을 더 이상 믿지 않는 염세주의자가 바로 그들이다.


외로움의 즐거움 / 울프 포샤르트

























































































































♬ Gran Torino - Jamie Cull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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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Victor Jeong
JC BILLIO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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