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그렇게 말합니다.

달콤한 사랑이 좋았다고.

하지만 그 사랑에 대가를 치르고 나서야 사람들은 말합니다.

사랑 같은 건 필요 없다고..

다신 하고 싶지 않다고..

그렇지만 그들은..

또다시 사랑을 하고 싶어합니다..


임성민 / 사랑은 다 괜찮아



홀로인 것이 익숙해질 때면 난데없이 연애가 찾아온다.

남자들은 비슷비슷한 맹세들로 여자의 마음을 감동시키고

여자들은 생전 처음 듣는 고백인양

해맑은 표정으로 남자를 안심시킨다.

마지막엔 단 하나도 지키지 못할 약속들을 굳게 나누고

날이 뿌옇게 밝아오면 통화량만큼의 깊은 사랑이 이번에도 증명된다.

겨울이 오기 전에 그를 위해 입을 크리스마스 정장을 사러 다니지만

그러나 가을에 시작한 연애는 꼭 겨울이 시작될 무렵이면 끝이 난다.

서로가 서로에게 유죄를 선고하며 이별의 이유를 떠넘기고

독수리처럼 날아온 사랑은 참새처럼 치사하게 끝을 맺는다.

깃털의 무게 같은 감정을 놓고 저울질 하다

문득 이별보다는 보여줄 이 없는 새 옷 때문에 안타까워진다.

어린 날의 서정은 그렇게 사랑을 겪으며 시들해지고

시작하는 설레임보다 후에 오는 상심들이 이제는 거추장스럽다.

별로 아프지 않은 사랑에 그렇게 세월이 가고

홀로인 것에 다시 익숙해질 때면

또 다시 난데없이 연애가 찾아온다.


김계희 / 연애하는 남자



사랑은 언제부터 시작되는 것일까.

사랑은 처음부터 시작된다.

탄생과 함께 이미 사랑은 시작되었다.

그러니까, 사람은 저마다 자신이 만날 사랑을 키우면서 성장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생동안 사랑을 발견하려고 한다.

자기 속에 묻혀있는 사랑을 현실에서 구현하려고...

그런 느낌, 그런 냄새, 그런 눈빛,

그런 손의 형태, 그런 손의 촉감......

수많은 사랑에 관한 이미지들을 나는 오늘도 찾아 헤맨다.

그리하여 어느날 사랑에 빠지면

그 모든것이 옛날에 일어났던 어떤 기억을 일깨우는 것 같이 전율이 인다.

사랑은 그러므로 합리적인 갈망이 아니라 비합리적인 본능이다.


나비 / 전경린.



누군가 의도적으로 너를 아프게 하지 않고

네가 진정, 그 사람이 삶이 아픈 것이

네가 아픈 것만큼 아프다고 느껴질 때,

꼭 나와 함께가 아니라도 좋으니, 그가 진정 행복해지기를 바랄 때,

그때 사랑을 해야 해.

두 팔을 있는 힘껏 벌리고 사랑한다고 말해야 하고,

네 힘을 다해 그에게 친절을 베풀어야 해.

하지만 명심해야 할 일은

우리는 언제나 열렬히 사랑하기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서둘러 사랑하려고 하기 때문에 문제를 일으키는 거야.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 공지영



깨끗하게 연을 끊고 누구도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또다시 새로운 관계가 생겨나겠지.

그리고 문득 깨닫고 보면 파국을 맞이하고 있겠지.

그 의미 따윈 생각하지 않고 그저 되풀이하고 있다보면

인생도 결국 끝이 나게 될까?


혼자 있기 좋은 날 / 아오야마 나나에



바람이 분다.

살아봐야겠다고 벼르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세상은 그래도 살 가치가 있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지나간 것은 그리워 진다고 믿었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사랑은 그래도 할 가치가 있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절망은 희망으로 이긴다고 믿었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슬픔은 그래도 힘이 된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가치있는 것만이 무게가 있다고 믿었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사소한 것들이 그래도 세상을 바꾼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바람소리 더 잘들으려고 눈을 감는다.

'이로써 내 일생은 좋았다'고 말할 수 없어 눈을 감는다


천양희

































































































































♬ Eva Cassidy - Autumn Lea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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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Victor Jeong
JC BILLIO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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