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에 해당하는 글 5건


덜컹덜컹, 커브를 도는 전철이 텅 빈 느낌의 소리를 낸다.

이토록 사람들이 차 있건만, 그렇다.

덜컹덜컹, 그런 소리를 요즘은 스스로의 삶 속에서 듣는다.

이십구 년을 가득 땀 흘렸건만,

그렇다. 과연 내 인생은 무엇이었나?

...

오른쪽 창가의 가장자리, 말하자면 이곳이 내 자리였다.

그 시절의 어느 날처럼 나는 자리에 앉아 신문을 펼친다.

심한, 신문 냄새가 풍겨왔다.

이십 년 전에도 십 년 전에도, 신문에서는 이 같은 냄새가 났었다.

때로 늙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순간이 있다.

바로 이런 순간이다.

이 냄새를 맡으며  
 
얼마 전 까지도 실적을 체크하고 영업 전략을 짜고는 했다.

그런, 기분이다.

나는 담배를 꺼내 문다.

...

더는 살고 싶지 않은 것이다.

견디기 힘든 것은 고통이나 불편함이 아니다.

자식에게서 받는 소외감이나 배신감도 아니다.

이제 인생에 대해 아무것도 궁금하지 않은데,

이런 하루하루를 보내며 삼십 년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소소하고 뻔한, 괴롭고 슬픈 하루하루를

똑같은 속도로 더디게 견뎌야 하는 것이다.

인생을 알고 나면, 인생을 살아갈 힘을 잃게 된다.

몰라서 고생을 견디고, 몰라서 사랑을 하고,

몰라서 자식에 연연하고, 몰라서 열심히 살아온 것이다.

그리고 어디로 가는 걸까?


박민규 / 누런 강 배 한척



자신들이 있던 곳이 변화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자기가 어릴 때 떠나온 고향이,

그 고향에 남아 있는 사람이

옛날처럼 굶주리며 가난하게 살기를 바라는 것만큼, 이기적이다.

떠난 이들의 소중하고 아름다운 기억을 위해,

그곳에 남아 있는 이들이 풍경이 변하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다.

떠난 이들이 변하듯,

남아 있는 이들도, 풍경도 변하는 것이 숙명이다.

그러니까 자신들이 존재했던 곳에 대하여 남는 것은 추억 뿐이다.

그들의 머릿속에 남겨진 어떤 이미지들 뿐이다.


김종광 / 첫경험



시골 생활을 동경하는 사람은 많지만

실패한 사람 이야기도 많이 듣곤 한다.

결국은 '지금의 일상'에서 도망치고 싶은 것 뿐이다.

시골에 가 봤자 새로운 일상이 있을 뿐이다.

우리는 장소를 바꾸는 것만으로 자기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할 만큼

낙관적인 인간이 아닌 모양이었다.


온다 리쿠 / 한 낮의 달을 쫓다



어떤 사람들은 지나치게 많이 갖고,

또 어떤 사람들은 지나치게 모자라고,

세상은 참으로 불평등한 것인가 보다.

슬픔 말고는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이 없으니.


행복한 왕자 / 오스카 와일드



동물이 되는 것이 두려웠던 것은 아니다.

그것은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결코 동물이 될 수 없다.

인간은 동물 이하로 전락한다.

나는 그런 일이 나에게 일어나는 것을 원치 않았다.


마를렌 하우스호퍼 - 벽



생의 한 가운데에 있으면서도

삶이 이미 끝난 것처럼 지내는 사람들도 있다.

외로움 속에 갇혀 지내면서도

여전히 기대하거나 꿈꾸는 것을 포기하지는 않으나

이러한 꿈의 현실을 더 이상 믿지 않는 염세주의자가 바로 그들이다.


외로움의 즐거움 / 울프 포샤르트

























































































































♬ Gran Torino - Jamie Cull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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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Victor Jeong
JC BILLIO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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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 녘에는 절대 낯선 길에서 헤매면 안 돼.

그러다 하늘 저켠부터 푸른색으로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면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가슴이 아프거든.

가슴만 아픈게 아냐.

왜 그렇게 눈물이 쏟아지는지 몰라.

환한 낮이 가고 어둔 밤이 오는 그 중간 시간에

하늘을 떠도는 쌉싸름한 냄새를 혹시 맡아 본 적 있니?

낮도 아니고, 밤도 아닌 그 시간,

주위는 푸른 어둠에 물들고, 쌉싸름한 집 냄새는 어디선가 풍겨오고.

그러면 그만 견딜 수 없을 만큼 돌아오고 싶어지거든.

거기가 어디든 달리고 달려서 마구 돌아오고 싶어지거든..

나는 끝내 지고 마는 거야...


모순 / 양귀자



나는 애인에게 묻곤 한다.

"내가 죽으면, 당신 슬플까?" 라고

"그야 슬프지. 아주 슬프지."

애인이 그렇게 대답하면 나는 이어, "왜?" 라고 묻는다.

애인은 그 물음에는 대답하지 않고, "그럼 당신은?" 하고 내게 되묻는다.

몸을 시트로 휘감고 손가락으로 내 머리칼을 쓸어내리며.

"내가 죽으면, 당신 안 슬프겠어?"

"안슬퍼" 하고 나는 대답한다.

옛날에, 아빠가 가르쳐주었던 것처럼.

"죽는 건 슬픈일이 아니야"

하지만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나는 거의 울음을 터트릴 것 같다.

애인은 죽지 않았으면 싶었다. 그래서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당신은 죽지마" 라고.

"이런 바보." 애인은 희미하게 미소짓는다.

내 머리를 끌어안고, 내 볼에 소리내어 키스를 해준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바란 대답이 아니었다.

나는 애인에게 "걱정할 것 없어" 란 대답을 듣고 싶었다.

"영원히 죽지 않을테니까" 란 대답을.

하지만 물론 애인은 그런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에쿠니 가오리 / 웨하스 의자



"혼자 있을 때 상대를 생각하며 서글픈 마음이 된 적이 있어요?"

"물론. 이따금 있지.

특히 달이 창백하게 보이는 계절에는.

특히 새들이 남쪽으로 건너가는 계절에는. 특히...."

"어째서 물론이죠?"

"누구나 사랑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결여된 일부를 찾고 있기 때문이지.

그렇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면,

다소의 차이는 있을망정 언제나 애절한 마음이 되는 거야.

아주 먼 옛날에 잃어버린 그리운 방에 발을 들여놓은 것 같은 기분이 되는 거지.

당연한 일이야."


무라카미 하루키 / 해변의 카프카



아침 일찍, 얼굴을 아직 벽 쪽으로 돌린 채,

창문의 커다란 커튼 위쪽으로 새어드는 빛살이

어떤 빛깔인지 보지 않아도 나는 이미 날씨를 알 수 있었다.

한길에서 맨 처음 들려 오는 소리가

습기로 부드럽게 굴절되어 들려 오는지,

아니면 차갑게 밝아진 드넓은 아침의 높게 울리는

공허한 공간을 화살처럼 떨면서 들려 오는지에 따라서 알 수 있는 것이다.

첫 전차의 바퀴 소리가 나면,

나는 전차가 비를 맞으며 떨고 있는지,

아니면 푸른 하늘을 향하여 출발하는지 분간한다.

또는 그 소리보다도 먼저 무엇인지 더 빠르고 날카로운 방사가 있어,

그것이 나의 수면 속으로 숨어들어 와서,

거기에 눈이 올 것을 예고하는 애수를 펼쳐 놓을지도 모른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마르셀 프루스트




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어디에 있는가. 내 생각은 하지 않을까.

보고 싶다. 지금.

이 순간에 전화가 울려 주길 숨이 막히도록 기다리고 있다.

당신이 전화해주지 않으면 도저히 이 순간을 넘길 수가 없다.

이대로 꼼짝도 할 수가 없다.

내가 당신 생각을 할 때 당신도 나를 생각할까.

아니겠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까지 막막하지는 않을 것이다.


전경린 / 나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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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Victor Jeong
JC BILLIO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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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늘 곁에 두고 하나의 사랑을 하고 싶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다고 이 사랑이 사랑이 아닌 것은 아니잖아.

사랑이란.. 그냥 있는 그대로 그 사람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생각해.

자기에게 맞추기 시작하면서부터 사랑은 거래가 되니깐.

사랑 그 하나의 단어로.. '그냥'이라 말할 수 있어야겠지..

당신은 남이 아닌 또다른 나 자신이기에..


사랑이라는 거, 헤어짐이라는 거,

난 아직.. 잘 모르겠어.

함께 있을 때 행복했었으니까,

같이 있지 않아도 니가 행복하길 바래.

그리고 나도 너만큼은 행복해지길 바래.

어쩌면 그게 사랑인지도 모르겠어.

그리고 그게.. 헤어짐인지도 모르겠어.

건강해.


김현희 / 바람이 불어, 널 이별해



음악은 위험하고 야만적이라고 생각한다.

자칫 아무 생각 없이 듣다 보면, 건드리고 만다.

확인하고 싶지 않은데, 혹은 확인할 것까지도 없는데,

본의 아니게 고독을 확인하게 된다.


에쿠니 가오리 /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고,

나를 웃게 만드는 사람을 만나 웃기만 하면 좋으련만.

나와 슬픔을 나누려는 사람보다

나에게 슬픔을 주는 사람을 더 가까이 하고 싶다.

어딘가 어둡고 은밀하고 고독한 구석이 있어서,

나로 인해 조명이 밝아질 수 있는 여지를 가진 사람을

본능적으로 찾고 있기 때문일까.


조진국 / 사랑하지만, 사랑하지않는다



행복이란 게 별건가.

같이 꿈꿀 수 있으면 되는 거 아닌가.

오늘은 이렇지만 같이 꿈꿀 수 있는 내일이 있으면.


같이 차를 마시는 것은 어제를 살아온 추억을 나누는 것.

같이 밥을 먹는 것은 내일을 살아갈 에너지를 나누는 것.

그렇다면 같이 술을 마시는 것은

오늘 바로 이 시간을 나눈다는 것이 아닐까.


사랑하는 동안의 모든 행복은 왜 헤어진 후엔

꼭 그만큼의 슬픔으로 남는 것일까.

생각보다 많이 사랑한 것 같은데 그럼 나는 어쩌면 당분간,

어쩌면 평생,

너를 떼어 내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이미나 / 아이 러브유



머릿속에서 이성의 목소리가 내게 말을 건넨다.

추억은 그대로 상자 속에 박제된 채 남겨두는 편이 좋아.

그 상자는 곰팡이나 먼지와 함께,

습기를 가득 머금고서 뚜껑도 열지 않은 채 언젠가는 버려져야만 하지.

환상은 환상으로 끝났을 때 가치 있는 법이야.


추억이라니. 환상이라니.

그 모든 것은 내게 있어서는 줄곧 현재 였으며 현실이었다.


지금의 나는 과거와, 현재와,

어쩌면 올 수도 있는 미래를 향해 달린다.


위저드 베이커리 / 구병모



완전히 헤어진다는 것은 함께 했던 지난 시간을 정지시킨다.

추억을 그 상태로 온전히 보전하는 것이다.

이후로는 다시 만날 일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시간에 의해 지나간 시간의 기억이 변형될 염려도 없다.

그러므로 완전한 헤어짐이야말로 추억을 완성시켜준다.


은희경 / 새의 선물














































































































♬ The color of the night - Lauren Chris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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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ctor Jeong
JC BILLIO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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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기억된 전화번호는 슬프다.

나는 그때,

그녀가 가르쳐준 전화번호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녀가 가고 없는 지금도..


뷰티플 라이프중 / 기타가와 에리코



오래전 내가 홀로 기거했던 아파트를 지나칠 때면

옛 애인의 전화번호가 바뀐 줄 뻔히 알면서 다이얼을 돌려보듯

그 방을 올려다 보곤 한다

밤새 불을 밝힌 채 누군가를 기다리며 술잔을 기울이던 그 방안의 나

그 생생했던 현실감을 텅빈 실루엣을 바라보다 그런 생각을 한다

얼마나 나를 떠나야 나를 만날 수 있는가


오늘의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란 기껏 사라져버린

무수한 내 현실감의 절정들을 추억하는 일일뿐

한사람을 사랑하여 죽음을 생각하던 고통

그 사람을 위해 아흔아홉편의 연시를 쓰던 손가락의 떨림도

이제는 내 것이 아니다

함부로 내뱉었던 숱한 사랑의 말들도

진실보다 거짓이 뜨겁게 진실했던 욕정도

청춘이 생의 전부인 양 늙음을 박대했던 한 시절도

벗어놓은 허물처럼 사라졌다


얼마나 나를 잃어야 나를 만날 수 있는가

나는 매일 나의 낭떠러지를 살고 있다

한발짝 걸음을 옮기면 자취도 없이 사라지는그 캄캄한 생의 허방 앞에서,

어제의 내가 그랬듯

곧 사라져 버릴 현실감의 절정을 붙잡고 뒹굴고 있는 것이다


오래전 내가 살던 방을 바라보며 / 유하



어느 날 혼자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허무해지고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가슴이 터질 것만 같고 눈물이 쏟아지는데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데 만날 사람이 없다.

주위엔 항상 친구들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날 이런 마음을 들어줄 사람을 생각하니

수첩에 적힌 이름과 전화번호를 읽어 내려가 보아도 모두가 아니었다.

혼자 바람맞고 사는 세상.

거리를 걷다 가슴을 삭히고 마시는 뜨거운 한 잔의 커피.

아, 삶이란 때론 이렇게 외롭구나


이해인 / 어느날의 커피 중



모두 다 떠돌이 세상살이

살면서, 살면서 가장 외로운 날엔 누구를 만나야 할까.

살아갈수록 서툴기만 한 세상살이

맨몸, 맨발, 맨손으로 버틴 삶이 서러워

괜스레 눈물이 나고 고달파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만 싶었다.

모두 다 제멋에 취해 우정이니 사랑이니 멋진 포장을 해도

때로는 서로의 필요 때문에 만나고 헤어지는 우리들

텅 빈 가슴에 생채기가 찢어지도록 아프다.

만나면 하고픈 이야기가 많은데

생각하면 눈물만 나는 세상

가슴을 열고 욕심 없이 사심 없이 같이 웃고 같이 울어줄 누가 있을까

인파 속을 헤치며 슬픔에 젖은 몸으로

홀로 낄낄대며 웃어도 보고 꺼이꺼이 울며 생각도 해보았지만

살면서, 살면서 가장 외로운 날엔

아무도 만날 사람이 없다.


가장 외로운 날엔 / 용혜원



한번은 보고 싶습니다

먼발치에서라도 보고 싶습니다

사는 모습이 궁금해서 그런게 아닙니다

내 가슴속에 그려진 모습 그대로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제와서 아는 척해서 무얼 합니까?

이제와서 안부를 물어봐야 무얼 합니까?

어떤 말로도 이해하지 못했던 그때의 일들도

오묘한 세월의 설득 앞에 고개를 끄떡였습니다

그저 웃는 모습... 한번 보고플 뿐입니다

한번은 보고 싶습니다

내 가슴속에 그려져 있는 얼굴 하나가

나일 들어가도 환하게 웃고 있는 미소는

그때 그대로 그렇게 남아있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러나...

당신의 삶이 혹시나 고단하시면

당신의 모습에서 그 미소가 사라졌다면...

나는 가슴이 아파서 어찌합니까?

그래도...

한번은 보고 싶습니다


한번은 보고 싶습니다 / 오광수








































































































♬ Hold Me For A While - Redn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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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Victor Jeong
JC BILLIO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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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혼자야

여기에서건 파리에서건, 아니 어디에서건 말이야.

우리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뭐든 하지.

그래서 이사도 하고 어떻게든 고독에서 벗어나려 애쓰는 거야.

그건 변하지 않아.

하루 일과가 끝나면 누구나 각자 집으로 돌아가지.

커플로 사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행운아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해.

그들은 달랑 접시하나에 담아 먹던 저녁식사를 까맣게 잊고,

주말이면 반복되던 고통을,

전화벨이 울리기를 간절히 바라던 지루한 일요일을 다 잊어버려.

세계 어떤 나라의 도시에서건 수백만 명의 사람이 다 똑같아.

단 한가지 위안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도 다 마찬가지라는 거지.


행복한 프랑스 책방 / 마르크 레비



마음속 깊이 담고 있는 자신만의 방법과

많은 이들이 택하는 평범하고 무난한 방법 사이를 가르는 단층면에는

우리의 의견이 어지럽게 맴돌고 있었다.

물질적으로 보면 런던은 하나지만

런던 사람들에게는 각자의 런던이 하나씩 존재하는 것이다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 / 알랭 드 보통



고달픈 삶을 벗어난들

더 나은 삶이 있다는 확신은 누구에게도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떠난다.

더 나은 삶을 위해서라기보다 지금의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아무 확신도 없지만

더이상 지금 삶에 머물러 있지 않아도 된다는 것 때문에

떠나는 이의 발걸음은 가볍다.


은희경 / 새의 선물



삐걱 거리는 널마루 데크를 하염없이 걷다가,

그 다음에는 들풀을 바라보면서

군데군데 방갈로가 서 있는 거대한 정원을 지나고,

마지막에는 운하 같은 바닷속을 유영하는 물고기를 보면서 다리를 건너고

또 해변을 걸어서야 겨우 프런트가 있는 건물에 도착했다.

별 계획도 없고 잠만 쏟아지는 내게

그 먼 거리는 오히려 시간을 축내기에 좋았다.

그저 잠자코 걷기만 하면 경치가 쓱쓱 바뀌어 주니까.

갖가지 일이 있었지만,

다시 이렇게 아름다운것을 보고 있다...

살아있는 한, 언젠가는 괴로운 일도 있으리라.

그래도 또 이렇게 아름다운 것들이 눈앞에 나타나준다.

반드시.

살아가기 위해서는,

담담하게 일하고, 들뜨지 말고,

복잡하고 성가신 일에 휘말리지도 말고,

자기 발이 딛고 있는 땅을 찬찬히 내려다보면서 걸어갈 것,

그리고 하루하루의 생활과 자연의 힘에서 얻은 행복과

즐거운 기억을 잊지 말것......


무지개 / 요시모토 바나나



진정 무언가를 발견하는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게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 데 있는 것이다.


해이수 / 젤리 피쉬



우리가 언제, 무엇을 입고,

누구와 함께, 무엇을 타고,

어디로 향해 가는가 등에 따라

풍경은 전혀 다른 정서를 전한다.

풍경은 늘 그곳에 같은 모습으로 있으나

작은 변화에도 이리저리 들썩이는 우리의 유동적인 마음이

전혀 다른 해석으로 풍경을 건져올리는 것이다.


하쿠나 마타타 우리 같이 춤출래? / 오소희

































































































♬ 사랑하는 연인들을 위하여 -  제주도의 푸른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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